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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구성

– 픽사맛 나는 업스테이지의 조직과 복지…이게 바로 한국의 래디컬 캔도어!

들어가는 이야기

픽사향 래디컬 캔도어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래디컬 캔도어(Radical Candor, 완전한 솔직함)’란 문화가 있습니다. 솔직한 소통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동료 간 신뢰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 주의인데요. 이를 잘 활용해 수십년째 큰 성공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 중엔 ‘픽사(Pixar)’가 대표적입니다.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인사이드 아웃’, ‘엘리멘탈’처럼 매번 참신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죠.

픽사는 자사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래디컬 캔도어 기반의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를 꼽습니다. 브레인 트러스트는 픽사 영화의 캐릭터와 시나리오 등 핵심 요소에 대한 의사결정 회의체인데요. 이 팀은 ‘해결책 중심의 토론’이란 대명제 아래 ‘포지션 파워가 없는 회의’, ‘건설적인 피드백만 허용’ 같은 규칙을 철저히 지키며 늘 최상의 회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솔직한 대화는 의지만으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우선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신뢰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이를 위해 브레인 트러스트 참석자들은 철저히 지위고하를 버리고 상대의 의견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만 피드백을 제시하는 거죠. 덕분에 그야말로 온갖 창의적인 스토리가 테이블 위에 쏟아진다고 하는데요. 때론 시나리오가 통째로 뒤짚히더라도 참석자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소통의 산물임을 겸허히 인정하기 때문이죠.

픽사 브레인트러스트
픽사 직원들의 아이디어 회의 모습 (ⓒ Pixar)

하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국내에선 래디컬 캔도어 문화가 쉽게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오랜 전통이 아직도 기업 조직문화에 뿌리깊게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물론 ‘영어 이름 부르기’ 등으로 최근 소통 장벽을 허물고 변화를 시도하는 기업도 많아졌지만 대부분 효과가 신통치 않은 모양입니다. 문득 ‘다니엘이 된 부장님도 여전히 상사였다’는 혹자의 푸념이 떠오르네요.

이 가운데 한국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완전한 솔직함을 넘어 ‘지독한 솔직함’ 수준의 래디컬 캔도어 문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좋은 예입니다. 특히 격의 없는 호칭뿐 아니라, 픽사와 마찬가지로 조직 공동의 목표와 상호 신뢰가 뒷받침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래디컬 캔도어가 실현될 수 있음을 증명했죠.

업스테이지 조직

익명보다 기명이 당연한 회사

단적인 예로 업스테이지는 익명을 지양합니다. ▲조직진단 설문조사 ▲성장 리포트 ▲전사 타운홀 미팅 등 가장 민감한 이야기가 오가는 곳에서도 구성원들은 기명으로 소통하는데요. 이때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지 않는 일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긴다고 하죠.

앞서 픽사는 더 나은 영화란 공동의 목표 가운데 솔직함이 존중받는 팀을 만들었습니다. 업스테이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비전 ‘Making AI Beneficiail(유익한 AI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 그리고 동료의 유능함을 믿는 상호 신뢰의 분위기가 솔직하면서도 안전한 소통 문화를 이루는 발판이 되었죠. (업스테이지 구성원들의 동료 사랑은 [스토리팩] 업스테이지 인재편 인터뷰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김성훈 대표는 직원들에게 “불확실한 AI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뛰어난 개인보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린 어떤 질문도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이들은 동료가 더 나은 아이디어를 낼 것, 건강한 피드백을 돌려줄 것이란 믿음도 큰데요. 업스테이지는 업계에서 ‘AI 어벤저스’로 불릴 만큼 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스타트업으로 분류됩니다. 입사 장벽을 높이 세워 실력이 확실하고, 업스테이지 문화와 결이 맞는 인재만 엄격하게 선발하고 있는 덕분이죠.

평균 30대 빅테크 인재 집합소

업스테이지는 2020년 네이버 AI 핵심 연구조직 출신 공동창업자들과 카카오, 메타, 엔비디아,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인재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정예 스타트업입니다. 2023년 기준 총원 약 120명, 개발인력 비중은 70% 수준이며 평균연령 32세로 젊은 스타트업에 속합니다.

실력을 입증하듯 짧은 업력에도 이미 AI OCR, 프라이빗 LLM 부문에서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여럿 달성해 업계에 눈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특히 챗GPT로 상징되는 생성형 AI 기반 기술인 LLM 분야에선 두달만에 ‘LLM계의 빌보드 차트’로 불리는 ‘허깅페이스-오픈 LLM 리더보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또한 세계 ‘AI 올림픽’으로 불리는 캐글(Kaggle)의 최상위 랭커인 ‘그랜드마스터’는 전세계 20명 뿐인데요. 이 중 한국인은 단 2명이며 모두 업스테이지 소속이란 점만 봐도 이들의 저력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 중 김윤수 그랜드마스터는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기술 역량을 높이며 세계 AI 경진대회에서 5개의 금메달을 획득, 2021년 최연소 그랜드마스터에 등극했습니다. 2022년에는 업스테이지 정익효, 박현병, 송원호 마스터 팀이 조지아 주립대 캐글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요. 앞서 스토리팩 인재편에서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 모두 탁월한 동료가 곧 업스테이지의 복지라 자랑한 이 새삼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업스테이지 김윤수 캐글 마스터
김윤수 캐글 그랜드마스터 (ⓒ 업스테이지)

AOEBT! 북극에서도 일해요

이런 인재들과 함께하기 위해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다운 파격적인 근무, 복지 제도도 운영합니다. 완전자율 원격근무(Full Reomte)가 대표적이죠. 여기엔 ‘지구 어디든 함께라면(AOEBT)’이란 기상천외한 슬로건이 따르는데요. 업스테이지에 따르면 기업부설연구소 소속 전문연구요원(군 대체복무)을 제외하면 현재 모든 직원이 출퇴근, 점심시간 제한 없는 풀리모트 체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LLM 엔진팀의 박현병 님입니다. 투철한 AOEBT 정신 아래 2023년은 연중 해외 워케이션(근무+휴가)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남미와 북미를 거쳐 유럽, 마지막은 북극(!)을 거쳐 2024년 귀국할 계획으로 전해집니다. 또 국내든 해외든 업무장소(카페, 공유오피스 등) 관련 비용은 전액 회사가 지원합니다. 사정상 집 밖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함이죠.

게다가 연차가 무제한입니다. 연차는 모두가 개인 일정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리더의 승인도 필요 없고 동료들에게 사전 공유만 하면 됩니다. 이쯤 되면 ‘대체 일이 어떻게 굴러가나’란 생각이 드는데요. 업스테이지는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하고 배려하는 문화, 동료를 신뢰하는 문화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업스테이지가 그간 거둔 성과를 봐도 이들이 놀았다곤 누구도 말할 수 없죠.

업스테이지 제주도 풀리모트
제주도 해변을 바라보며 원격근무 중인 업스테이지 직원들 (ⓒ 업스테이지)

함께 고민하는 회사와 나의 핏

비대면 조직이라고 회사 적응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비대면의 한계를 보완하는 시스템도 충분히 준비돼 있거든요. 업스테이지는 ▲업스퀘어(월 2회 전사 타운홀미팅) ▲밥스테이지(매월 4인1조 온·오프라인 식사 진행) ▲백스테이지(매주 1:1 랜덤 티미팅) 등으로 동료 간 다양한 만남과 소통을 권장하는 회사입니다.

개인의 적응, 업무 최적화를 돕는 1:1 원온원(One on one) 미팅도 이뤄집니다. 사실 어느 조직에 근무하든 ‘내가 회사에 기여하는 존재인지’, ‘이곳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같은 고민으로 힘든 슬럼프의 시기가 반드시 찾아오곤 합니다. 업스테이지는 이때 리더와 직원의 솔직한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은 자신과 회사의 방향성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리더는 동반성장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함께 의욕을 고취하는 거죠. 보통의 수직적인 조직에선 결코 쉽게 그려지기 어려운 그림입니다.

업스테이지 활석에게 물어봐
이활석 CTO가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활석에게 물어봐’ 코너 中 (ⓒ 업스테이지 유튜브)

열정페이 말고 리얼페이 복지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치고 꽤 두둑한 복지도 자랑합니다. 우선 일종의 웰컴킷이겠죠. 임직원들은 정규 입사 시 500만원의 ‘업무기기 지원비’를 받습니다. 또 입사 후 1년이 지나면 사명을 딴 ‘업(Up)그레이드 지원비’로 500만원을 추가 지급합니다. 사실상 1년간 1000만원에 달하는 현금성 지원인데요. 사용처는 꼭 노트북 같은 생산성 장비가 아니어도 됩니다. 그간 사례를 보면 지원비로 모션 데스크나 커피머신 등 부차적인 물품도 자유롭게 구매한다고 하네요.

이색 복지로는 반려인 1000만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입양 축하금을 지급합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면 각종 물품, 사료, 병원비 등 생각보다 큰 초기 비용이 들잖아요. 그러나 반려동물도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요즘 세태에 맞춰 준비된 복지라고 합니다. 사실상 출산 축하 보너스와 다를 바 없는 거죠.

이와 함께 입사 시 스톡옵션 지급, 사례별 리텐션 보너스 지급, 해외학회 참석 지원 등 ‘열정페이’ 대신 확실한 ‘리얼페이’ 기반의 다양한 지원책들이 눈에 띄고요. 직원들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강 챙김형 복지도 있습니다. 마음의 건강과 쉼을 돕는 마인들링 서비스, 가족과 함께 사용 가능한 건강검진 비용 지원 등입니다.

업스테이지 넥스트

반드시 지켜낼 업스테이지 웨이

업스테이지가 파격적인 근무제도나 복지를 유지할 수 있는 건 회사의 비즈니스가 순항 중인 덕분도 있습니다. 업스테이지는 2021년 9월 시리즈 A로 316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조달했는데요. 한국 스타트업들의 시리즈 A 평균 규모가 많아야 50억원 미만임을 고려하면 정말 엄청난 액수입니다. 웬만한 시리즈 B 못지않죠.

게다가 시리즈 A 발표 시기는 창업 1년을 앞둔 9월이었습니다. 막 시작한 기업임에도 많은 투자사가 업스테이지의 기술적, 인적 잠재력을 믿고 지갑을 활짝 연 건데요. 시리즈 A가 대성공을 거둔만큼 이보다 규모가 큰 시리즈 B, C에선 또 어떤 기록을 세울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연매출은 2023년 연말까지 1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력을 생각하면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죠. 또한 회사의 주력 사업모델로 변모 중인 프라이빗 LLM 시장의 글로벌 성장세가 폭발적인 점도 긍정적입니다. 이런 점들을 보면 업스테이지는 이미 충분한 투자금, 그리고 앞으로 확실히 예정된 수익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직원 복지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김성훈 대표는 조직 차원의 계발 목표를 ‘업스테이지만의 독특한 문화 발전’으로 제시합니다. 관련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의 문화를 유지하되 유연하게 성장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며 “선결과제는 좋은 인재, 그리고 인재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건실한 땅과 문화“라고 말했습니다.

이 점에선 임직원들도 이미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죠. 회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위로부터 아래까지 누구도 부정하지 않기에, 쉽게 변질될 수 없고 오히려 서로가 나서 지키고 보완하는 이상적인 관계가 형성된 겁니다. 또한 업스테이지에 따르면 2022년 연말에 이어 2023년 상반기 사내 조직진단조사에서도 직원들은 업스테이지 근무 중 최상위 만족 요인으로 ‘동료와 기업문화’를 꼽았다고 합니다.

김 대표도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압니다. 그만큼 늘 말하죠. “자율과 신뢰, 지독한 솔직함 등 업스테이지만의 DNA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지속 가능한 참여, 시도, 변화를 기대한다”고요. 이를 위해 대표로서는 “기술과 직무 역량은 물론, 문화적으로도 ‘업스테이지 웨이(Upstage way)’에 부합하는 인재들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업스테이지 직원 단체샷
ⓒ 업스테이지

끝맺는 이야기

글로벌 도약 업스테이지

정리해 볼까요. 솔직한 조직문화, 부끄럽지 않은 동료, 신뢰가 연료인 자유, 두둑한 복지, 앞날 밝은 회사의 성장성 등, 이만하면 성공한 스타트업이라 부를만한 조건들은 이미 모두 완성됐다고 볼 수 있겠죠.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1%나 감소한 상황입니다. 업스테이지의 성과는 이 같은 보릿고개의 시기를 정면으로 돌파해 거둔 성과라 더욱 빛이 나고요. 향후 어떤 난관이 닥쳐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회사란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직 안팎의 충분한 준비를 마친 업스테이지의 다음 목표는 해외시장 공략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해외에 근무 중인 직원이 약 10%에 이르지만, 앞으로는 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공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전세계 AI 패권 경쟁이 심화된 이 시기에 업스테이지가 한국 AI의 저력을 얼마나 똑똑히 세계 무대에 각인할 수 있을지 기대도 크고요.

적어도 기술력은 이미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남은 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주목될 업스테이지의 인재들과 조직문화죠. 브레인 트러스트와 비견될 업스테이지 웨이 또한 널리 알려질 나날을 예상해봅니다.

업스테이지 조직편 – 지독한 솔직함 [스토리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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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이건한

IT 전문미디어 디지털데일리 기자 겸 테크콘텐츠랩 총괄 에디터. ⓔ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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