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만 하면, 게임만 해도 현금 환전이 가능한 포인트나 현물을 준다는 ‘리워드(Reword, 보상) 서비스’를 다들 한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문제는 흥미나 기대에 비해 사용자가 얻는 이익이 크지 않고(그나마 갈수록 줄어드는), 리워드 마케팅 수행 회사도 회수율이 낮아 지속성을 갖춘 서비스는 실제로 많지 않다는 점인데요. 특히 올해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 기반 리워드 서비스 붐이 불면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회사들도 여럿 이 분야에 도전했지만, 결국 주머니를 닫고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관건은 소비자, 기업, 리워드 플랫폼 회사 모두 지속 가능한 형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요. 이는 소비자에겐 충분한 ‘재미’와 ‘수익’을, 기업에겐 리워드 비용 지출에 상응하는 ‘다각적이고 양질의 소비 데이터’ 확보란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핑퐁주식회사(이하 핑퐁)는 이렇듯 쉬운 듯 어려운 미션 달성의 압박으로 리워드 마케팅을 포기한 회사가 하나둘 늘어가는 가운데, 70%라는 압도적인 리워드 회수율과 몰입감 높은 콘텐츠로 유의미한 사용자 참여율을 만든 플랫폼 ‘플레인(Playin)’ 운영사입니다.
기술&서비스 비전
서승원 핑퐁 대표에 따르면 플레인은 일명 ‘상금을 건 술래잡기 앱테크’로 설명됩니다. GPS 기반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게임 참여자들이 정해진 시간, 장소 안에서 상금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콘셉트죠. 실제 게임처럼 각종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온갖 창의적 플레이가 요구되기에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리워드 규모도 상당한데요. 걷기 앱이 하루에 100원, 한달에 3000원을 획득할 수 있다면 플레인은 1회 게임 참여로도 2000~3000원을 벌 수 있고 운동효과를 겸할 수 있어 재미, 운동, 수익의 3박자도 고루 갖춰진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때 핵심은 위치정보를 게임화에 적극 활용한 아이디어입니다. 대부분의 리워드용 게임이 자리에 앉아 규칙대로 단순한 플레이를 반복하는 형태라 흥미를 유지하기 어려운 반면, 현장 참여 및 불특정 다수와의 두뇌싸움이 필수인 플레인의 구조는 참여 중 몰입도만큼은 굉장히 극대화되는 구조죠.
이때 유저에게 지급되는 상금 등 리워드의 70%가 다시 회수될 수 있는 것도 유저가 게임을 더 전략적으로 즐기고, 승률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아이템을 구입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어떤 콘텐츠든 ‘유저의 자발적 소비’를 이끌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강매나 사용자 거부감 없이 이를 실현한 것부터 지속 가능한 리워드 마케팅 플랫폼의 필수 조건을 충족한 것이기도 합니다.
플레인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들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기존의 정적인 시스템처럼 단순히 광고만 노출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가장 고급 데이터에 해당하는 소비자 위치정보와 상세결제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위치정보에는 데이터 주체의 관심지역과 생활반경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결제 데이터에는 실제로 무엇에 지갑을 여는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맞춤광고나 소비를 유도하고 싶은 기업에겐 금과 같은 데이터죠. 단점은 쉽게 얻기 어렵다는 것인데, 플레인이 광고와 데이터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일거양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은 확실히 기업 마케팅팀의 흥미를 끌 대목이죠.
핑퐁도 이 같은 데이터의 강력한 잠재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서 대표는 인터뷰 중 “사실 게이미케이션이나 광고보단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며 “10월 중 사용자 대상의 가계부 자동생성 및 영수증 촬영 리워드 시스템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는데요.
이 또한 재미 요소를 더해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와 순환을 이끌어 내보겠다고 합니다. 지금도 카드를 비롯한 우리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계부나 소비 패턴을 분석해주겠다는 서비스는 많습니다. 하지만 다소 밋밋하고 정보 중심이라 흥미롭지 않은데요. 가령 플레인에서는 ‘이번 달에 마라탕을 많이 먹었다? 그러면 마라탕으로 총 몇칼로리를 섭취했을까?’ 같은 정보와 흥미, 재미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고 양질의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단 계획입니다.
또한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타깃 광고를 한층 고도화하는 것, 기업이 흥미를 가질만한 세밀한 결제 데이터 제공 기반을 마련해 비즈니스 스케일을 확장하는 것이 핑퐁의 목표입니다.
물론 위치, 결제란 가치 있지만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투자도 예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이에 관하여 서 대표는 “우리는 DB에 저장되는 모든 데이터도 일차적으로 암호화한다”며 “세부적인 개인정보 보호 기준도 이미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유럽의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인 ‘GDPR’ 수준을 충족하는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비록 이런 시스템 유지를 위해 일반적인 환경보다 많은 서버 비용이 지출되고 있지만, 서 대표는 그만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인재&조직 잠재력
또한 인재와 조직 측면에서 핑퐁이 흥미로운 건, 서승원 대표 스스로도 “특별한 이력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우리 팀은 대학교를 다니다 스타트업 리그에서 우연히 수상하며 창업한 케이스”라고 말할 만큼 특별한 리더십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팀 전체로 보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만큼 창업판에서 중요한 덕목으로 평가되는 ‘위기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능력’, ‘긍정적인 관점’이 빛을 발한 케이스였습니다.
2018년 창업한 핑퐁팀은 사실 리워드 마케팅 전문 플랫폼이 아니라, 시작은 음성합성 인공지능(AI)이었고, 이후 약국 챗봇, 위치 기반 실내측위 기술을 활용한 외주 용역 등 다양한 아이템 피벗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때는 회사가 어려워 베트남 공장에서 옷을 떼다 팔기도 했을 정도라고 하네요. 하지만 서 대표는 “사람이 실패하다 보면 자신감을 잃기 마련인데, 그래도 우리가 나아간 건 지금 관둬야 실패지, 관두지 않으면 아직 실패가 아니란 마인드 덕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실제로 각 사업단에서 얻은 노하우, 특히 ‘실용성 있는 확실한 기술력’, ‘시장의 명확한 수요’ 충족이 핵심이란 경험과 AI 기술, BMW와 협업 중 위치기반 게임화 이벤트에서 발견한 잠재력 등이 고루 조합해 결국은 ‘플레인’이란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졌다는 설명이죠.
주요 성과 및 관전 포인트
“유저도, 기업도 다들 즐거우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본인의 데이터를 즐겁게 바라보고,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제공하도록 하고 싶다.” 서 대표의 포부이자 현시점 핑퐁의 비전으로 평가됩니다.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대외적으로 각인된 건 별다른 마케팅 없이 2023년말 12월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차트에서 1위를 달성하고 10위권 이내에 6주 이상 머무른 사건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팀 구성원들도 게임화 콘텐츠 제작과 운영에 대해 본격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내는 물론, 굵직한 글로벌 진출 계획도 향후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핑퐁의 목표는 국내에서 주요 면세점 고객사 확보, 일본에서는 여행·관광 플랫폼 서비스 제휴 등을 확보하고 동남아까지 시장을 확대하는 것인데요. 목표 매출은 2025년 약 200억원, 2026년 400억원이며 전체 매출의 약 40% 이상은 데이터 판매로 달성하겠단 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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