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techdb-01

# 콘텐츠 구성

– 모든 산업과 일상에 인공지능(AI)이 깃드는 시대… AI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AI 기본 개념

학습과 추론이 가능한 컴퓨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간의 지능을 흉내낸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지능이란 지각, 학습, 추론 능력을 포함합니다. 인간은 컴퓨터와 달리 사물과 데이터의 의미를 스스로 인지(지각)할 수 있고, 그것을 배우고(학습) 응용하여 특정 문제 해결에 필요한 답을 내는 능력(추론)이 있는데요. 기존의 컴퓨터는 인간이 입력한 데이터만 계산할 수 있었지만 여기에 지각, 학습, 추론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의 지능과 유사하게 만든 시스템을 인공지능으로 부르고 있죠.

뇌 모양 인공지능
ⓒ DALL·E 3

약한 AI와 강한 AI의 차이

그런데 모든 AI가 동등한 수준의 지능을 가진 건 아닙니다. 우선 인간지능을 모방한 수준에 따라 ‘약(Weak) 인공지능’과 ‘강(Storng) 인공지능’으로 구분되고 있죠.

약 인공지능은 한정된 일에서만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는 특화형 AI입니다. 예컨대 지금은 어떤 프로 바둑기사도 이길 수 없는 바둑 AI ‘알파고’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알파고의 한계는 바둑만 잘 둔다는 거예요. 바둑보다 훨씬 쉬운 바둑알 게임 오목에서 알파고는 어린아이도 이길 수 없습니다.

이는 인간이 알파고에게 오목을 학습시키지 않았고, 가르칠 수 있지만 바둑만큼 긴 시간과 큰 비용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알파고는 오목을 배워야 한다는 자의식도 없죠. 이는 모든 약 인공지능의 공통점입니다. 한 분야만 잘하고, 스스로 기능을 확장할 수 없는 약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을 초월하거나 지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한마디로 딱 가르친 것만 잘하는 AI인 셈입니다.

강 인공지능은 모든 면에서 인간과 동등하거나 뛰어난 지능을 가진 AI을 뜻해요.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언젠가 구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약 인공지능과 구분되어 이야기되죠. 약 인공지능과 다른 점은 범용 AI라는 겁니다. 범용이란 말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처럼 학습하고 답을 내릴 수 있는 AI인 건데요. 우리가 공상과학 영화에서 흔히 보는 사람 같은 AI가 대부분 강 인공지능과 유사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강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시점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부르기도 해요. 특이점은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는 단계를 말하는데요. 특이점 이후 AI가 인간에 우호적일지 적대적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물론, 후자의 상황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과 AI 연구자들은 이미 ‘AI 윤리강령’ 등을 만들고 착한 AI 개발에 힘쓰고 있긴 해요.

또한 2023년 기준으로 많은 전문가가 특이점 발생은 아직 먼 미래의 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챗GPT처럼 인간의 말을 잘 알아듣고 대답하는 AI까진 구현됐으나 그마저도 ‘일부’라는 거죠. 나아가 인간의 복잡한 감정 체계와 사회적 기능, 사고력과 창의성 등을 컴퓨터 코드로 구현하는 건 여전히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AI 개발배경과 역사

뇌 신경망을 모방한 AI

그런데도 인간이 AI 개발을 멈추지 않는 건 한계를 짐작하기 어려운 인간지능에 대한 동경, 그것을 시스템으로 구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유익을 기대하기 때문인데요. AI 연구 초창기인 1943년 워런 맥컬록과 월터 피츠란 과학자가 발표한 ‘맥컬록-피츠 모델’도 인간의 신경 네트워크 구조를 모방하는 것부터 출발했습니다. 이후 많은 과학자가 이들처럼 인간의 뇌 구조를 본 뜬 신경망 AI 개발과 구현 노력을 지속했고요.

워런 맥컬럭과 월터 피츠
(왼쪽부터) 월터 피츠와 워런 맥컬록 (ⓒ semanticscholar)

하지만 1990년대는 빈약한 컴퓨터 성능과 학습 데이터의 한계로 신경망 AI가 좋은 성능을 내지 못했어요. 만약 무엇을 물어봤는데 대답까지 1시간이 걸리고, 그마저도 얕은 지식으로 엉뚱한 답을 내놓는 사람이 앞에 있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당시 신경망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1980년대에는 차선책으로 특정 분야의 지식 데이터를 입력하고, ‘만약 (if) – 그럴 때 (then)’ 형식의 조건문 규칙으로 답을 도출해내도록 한 규칙 기반(Rull-Base) 시스템 AI가 주류를 이뤘죠. 전문가 시스템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도 가성비가 그리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수고가 필요했고, 조건에 없는 질문은 처리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명확했거든요.

이후 AI 연구는 긴 정체기를 보냅니다. 그 시기는 ‘AI의 겨울’로 불려요. 그중에서도 신경망 AI는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취급되기도 했어요. 신경망 AI 관련 논문은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쉬웠다고 전해지죠.

AI의 봄을 부른 ‘딥러닝’

긴 겨울 끝에 다시 봄을 기대하게된 건 2012년이었어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제프리 힌튼 교수팀의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AI 모델이 AI 이미지 인식대회 ‘이미지넷’에서 압도적인 성능으로 주목받은 사건 덕분인데요. 딥러닝은 신경망 AI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중에도 근근히 이어진 연구 가운데 2006년 이름이 붙여진 알고리즘입니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으로 불리는 AI 학습기법의 한 종류고요.

힌튼 교수팀의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AI는 당시 모든 팀이 인식률 75%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허덕일 때, 홀로 84.7%란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모든 참가팀이 딥러닝을 활용하게 되면서 AI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됐죠.

딥러닝은 초창기 AI처럼 사람의 뇌 신경망을 본 뜬 모델에 해당해요. 딥(Deep, 깊은)이란 이름이 붙은 것처럼 기존 신경망 AI 알고리즘보다 데이터를 인지하고 처리하는 단계가 훨씬 복잡한 대신 결과물이 정확하고 정교하죠. 특히 주어진 데이터의 특징과 규칙을 스스로 추출하고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났어요. 한 예로 오늘날 번역 서비스들의 번역체가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진 이유도 딥러닝 AI가 인간 언어와 문장의 구성 특징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어떤 해석이 가장 적절한지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 덕분입니다.

하지만 딥러닝의 성공은 단순히 알고리즘의 우수함만으로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에요. △2010년대 신경망 기반 AI 알고리즘의 복잡한 연산식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 처리장치가 등장하기 시작한 점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AI 학습용 데이터를 대량 확보하기 쉬워진 점 등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죠.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데이터의 조화가 AI에게 어떤 의미인지 예를 들어볼게요. 운동선수를 한명 키운다고 가정해볼까요? 선수에게 운동 잘하는 요령(알고리즘)은 비교적 쉽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의 신체적 능력(컴퓨터 성능)이 떨어지거나 자기 종목에 대한 지식과 경험(데이터)이 적으면 요령만으로 실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긴 어렵습니다. 1990년대 신경망 기반 AI의 상황이 이와 같았죠.

그런데 시간이 흘러 전성기의 신체와 실전 경험을 갖추게 된 선수는 오랫동안 계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드디어 실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됩니다. 이를 딥러닝, 고성능 컴퓨터, 빅데이터의 3박자가 갖춰진 오늘날 AI의 상황과 같다고 비유해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2016년에는 이세돌9단을 꺾은 바둑AI 알파고가 엄청난 이목을 끌면서 전세계적으로 AI 연구개발 붐이 일기 시작했죠. 긴 겨울을 지나 완연한 AI의 봄이 다시 도래한 겁니다.

이세돌과 알파고
2016년 알파고와 대국을 벌인 이세돌9단(오른쪽), 알파고는 착점만 사람이 대신했다. (ⓒ 딥마인드)

수학에서 예술로 ·· ‘생성형 AI’

이어 2020년대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AI 붐의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생성형 AI는 딥러닝과 기술적 뿌리를 공유하지만 쓰임은 다릅니다. 딥러닝은 데이터의 분류, 예측에 특화되어 있고 생성형 AI는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데 특화되어 있거든요. 쉬운 예로 딥러닝 AI가 똑똑한 수학자라면, 생성형 AI는 창의적인 예술가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딥러닝 AI와 생성형 AI 기술이 상호보완 되는 가운데 인간은 비로소 AI로 상상을 현실화하는 수준으로 나아갈 발판을 갖추게 됐습니다. 창작이 인간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AI와 그 영역을 양분하게 된 거죠. 이것이 어떤 파급력과 변화를 갖고 올지는 이어지는 AI 활용사례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뤄볼게요.

AI 활용사례

딥러닝 AI

앞서 딥러닝은 데이터의 분류, 예측, 특징 추출 등에 특화된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적용해 생산성 향상을 이뤄낼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방대한데요. 우선 각 특징이 잘 드러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볼까요?

먼저 의료계는 신약개발과 질병진단 분야에 딥러닝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신약을 개발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아주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일인데요. 그럼에도 성공 가능성은 극히 낮은 편입니다. 이는 일부 희귀병 치료에 쓰이는 신약이 수억원의 가격을 자랑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만 신약개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더 많은 약을 만들어볼 기회가 늘어나고 신약의 판매가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때 딥러닝 AI는 신약에 필요한 각종 화합물의 효과를 예측하고 임상시험에 필요한 후보 물질 선별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에서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2020년 영국의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엑스사이언티아(Exscientia)는 일본 제약업체 다이닛폰 스미토모제약과 강박장애 치료 약물의 1차 임상시험 화합물을 AI로 개발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있는데요. 업계에선 평균적으로 임상시험용 화합물 탐색 과정에만 평균 4.5년이 걸리는데 이 경우는 시간을 1년 미만으로 단축해 개발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딥러닝 AI는 수십년간 축적된 신약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학적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조합식을 도출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때론 과학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효과적인 화합물 공식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특징 추출과 예측, 추론 기능에 기반을 둔 AI의 장점이죠.

뷰노 흉부 엑스레이 AI
엑스레이 이미지에서 이상 소견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AI 솔루션 (ⓒ 뷰노 뷰노메드)

질병진단 영역의 성과는 주로 엑스레이 등의 사진에서 병변을 찾아내는 영상의학이 대표적입니다. 영상의학은 특히 의사의 많은 진단 경험을 요구하는 분야인데요. 아무리 진단율이 높은 의사도 컨디션에 따라 진단에 실패하거나 오진을 내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사람의 눈으론 도저히 찾지 못할만큼 작은 병변도 있고요.

AI는 이를 보완합니다. 수많은 병변 이미지를 학습해 병변의 특징을 추출하고, 때론 의사도 감지하지 못한 미세 병변의 진행 상황을 감지해 경고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죠. 특히 암과 같은 질환은 초기발견이 매우 중요한만큼 이 분야에서 AI의 기여도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음성인식 기술도 AI를 만나 급속히 발전한 분야로 꼽힙니다. 요즘 AI 스피커나 AI 비서 앱들은 사용자가 대충 말하거나 사투리를 써도 말을 비교적 정확히 알아듣죠. 이것도 단순히 기계적 규칙에 의한 인식을 넘어 AI가 다양한 목소리, 말투, 발화환경에서도 문장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가능해진 일입니다.

네이버 클로바노트
녹음된 음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문장변환, 발화자 구분까지 자연스러운 AI (ⓒ 네이버 클로바노트)

자율주행도 AI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영역이죠.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려면 컴퓨터가 각종 센서로 인지한 환경과 주행상황의 특징을 정확히 판단하고, 때론 발생 가능한 돌발변수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는 사람이 일일이 조건을 생성해 입력하는 방식으론 구현이 불가능합니다. 조합 가능한 사고의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요. 딥러닝은 이런 점에서 지금도 다양한 주행 및 사고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완전자율주행 구현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전망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널리 쓰는 검색과 추천 서비스에서도 딥러닝은 널리 쓰입니다. 가령 유튜브나 넷플릭스는서 내가 찾는 콘텐츠를 키워드 몇개만으로도 정확히 찾아주고, 또 좋아할만한 콘텐츠도 추천해주곤 하죠. 이것도 평소 나의 서비스 사용 이력 데이터,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 이력을 딥러닝 AI가 특징적으로 추출해 만든 결과랍니다. 음악 서비스를 비롯해 이와 유사한 대부분의 AI 서비스도 마찬가지에요.

생성형 AI

생성형 AI는 학습 데이터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데 특화된 AI입니다.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한다’는 유명한 격언이 컴퓨터 시스템에도 적용된 결과물이죠.

생성형 AI 이전에 딥러닝 기술로 AI는 데이터의 특징과 패턴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생성형 AI는 이를 바탕으로 AI가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 있죠. 이때 딥러닝 위에 추가된 기술은 ‘생성기(Generator)’와 ‘판별기(Discriminator)’인데요. 쉽게 비유하면 예술가와 비평가에 해당합니다. 생성기가 결과를 만들면 판별기는 그것을 평가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거죠.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은 비슷한 느낌은 가지더라도 완전히 같은 결과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학습 데이터 기반의 모방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AI의 창의력과 창작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생성형 AI의 주요 활용 분야는 작문과 질의응답, 이미지 및 영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성 부문입니다. 먼저 전세계에 생성형 AI 붐을 일으킨 챗GPT도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산물이죠. 혹시 챗GPT에게 질문을 해본 적 있나요? 답을 받아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어쩌면 기존 검색처럼 입력된 데이터를 그대로 설명하는 건 아닐까 생각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챗GPT이 모든 답변은 철저히 그 순간 새롭게 ‘생성’된 데이터입니다. 예를 들어 검색엔진에 “이순신이 누구야?”하고 물어보면 항상 똑같은 지식백과 웹페이지를 보여줍니다. 반대로 챗GPT에게 물어보면 매번 다른 답을 줍니다. 아래 이미지는 첫번째 대답이 끝난 뒤 바로 동일한 질문을 물어봤을 때 얻은 답변입니다. 이순신의 리더십과 영웅적 면모를 설명한 큰 틀은 비슷하지만 문장 구성은 다르죠. 우리가 “자기소개를 해보세요”란 요청을 들었을 때 매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소개를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순신 챗GPT
챗GPT에게 이순신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도 매번 다른 느낌의 설명을 내놓는다.

이런 정보성 생성 데이터는 대부분 학습된 사실 데이터 위에서 이뤄지므로 거짓이 많지 않습니다. 문장이 매번 다른 건 동일한 내용에 대해 사람이 자연스럽게 느낄만한 순서로 AI가 단어와 길이 조합을 다양하게 선정하기 때문이고요. 다만 생성형 AI의 장점이자 단점은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잘못된 학습 데이터를 진짜처럼 그럴싸하게 말하거나, 없는 사실도 진짜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따라서 생성형 AI에게 질문으로 얻은 답은 가급적 신뢰할 만한 출처가 확보될 때 믿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생성형 AI 바드는 첫 공개 당시 제임스 웹 망원경에 대해 잘못 설명한 답변이 소개 영상에 노출돼 망신을 산 일이 있죠.

대신 완전한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생성형 AI는 빛을 발합니다. 최근 챗GPT로 소설을 쓰거나 그림 그리기에 특화된 AI 기술(스테이블 디퓨전, 달리 등) 기반의 이미지 생성 소프트웨어가 대중의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입력한대로 순식간에 글을 뚝딱 써주고, 내가 머리로만 상상하던 이미지를 바로 그려서 눈앞에 보여주는 모습이 참 신기하거든요.

AI로 그린 고양이 팬케이크
챗GPT 기반 AI로 만든 사진, 명령어는 “고양이가 올라간 팬케이크 그려줘”다. (ⓒ 업스테이지 AskUP)

그렇다고 생성형 AI가 재미용으로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글을 쓰는 마케터, 카피라이터 등의 직업군은 생성형 AI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얻은 결과물을 응용해 다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생산성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죠. 챗GPT로 자료를 가공해 표나 통계를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보니 각종 사무업무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쓰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나아가 이제는 길고 짧은 동영상을 만드는 것, 잘린 사진의 빈 배경을 그럴듯하게 채워주는 것, 나의 아바타를 만드는 것, 음성을 합성하는 것, 프로그램 코딩을 하는 것 등 정말 상상 이상의 영역에서 생성형 AI가 폭발적인 잠재력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생성형 AI를 다룬 별도의 콘텐츠로 더 자세하게 소개할게요.

AI 발전의 산업적 의의

산업불문, 생산성 향상의 열쇠

인류는 염원대로 점차 인간을 닮은, 어떤 면에선 인간보다 뛰어난 AI 기술을 속속 만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AI로 AI를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단계에도 이르고 있죠. 그로인한 AI 기술 개발 속도는 점차 더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과 대중화는 전세계 산업 지형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거의 모든 산업군이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앞서 유행한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같은 기술은 유망하지만 적용 분야가 다소 한정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특별히 가치 있고 유용한 서비스(‘킬러 서비스’라고 부릅니다)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그 인기나 영향력을 끌고가기 어려운데요. AI는 다릅니다.

AI는 일단 제조업에 쓰이는 기계 최적화, 불량 점검부터 유지보수까지 전반에서 생산력 증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육 분야는 교육용 콘텐츠 개발과 집중도 높은 교수법 연구에 AI를 활용할 수 있죠. 헬스케어분야는 AI로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최적화된 건강관리법을 사람들에게 제안합니다.

금융 분야는 AI로 최적의 자산관리, 투자기법 등을 연구하며 보안 분야도 AI로 보다 치밀한 해킹 방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군사, 마케팅,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전반 등 AI 도입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산업은 찾아보기 힘들죠. 게다가 생성형 AI로 기술 저변이 넓어지면서 기존에 AI를 활용하던 분야에서도 새로운 응용 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AI 도입 = 생산성 향상’이란 공식이 입증되면서 이제 어떤 산업이든지 AI 도입 혹은 고도화를 고민하게 된 상황이죠. 관련해 포브스(Forbes)가 2023년 취합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4070억달러(약 526조7800억원)에 이르고, 기업의 64%는 AI가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2030년까지 AI가 미국 GDP(국내총생산)을 21%나 끌어올릴 것으로 조사됐죠. 인력부족 문제를 겪는 산업과 기업의 25%는 AI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단 예측도 있었습니다.

AI 빈부격차가 온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AI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다보니 이를 빠르게 따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기술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측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앞서 설명했듯 AI는 모든 산업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대한 기술인데, 이 분야의 주도권과 패권을 놓칠 경우 해당 기업이 시장에서, 해당 국가가 경제와 국방 측면에서 잃게될 경쟁력과 영향력은 상상 이상의 손실이 될 수 있죠.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부작용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AI는 좋은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그리고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 연구소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하거나 불특정다수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활용하는 사례도 적잖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윤리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앞서 많은 과학자가 ‘착한 AI’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으며 이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군사 부문에선 적군을 효과적으로 살상하기 위한 무기 개발에도 AI가 점차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AI가 내리는 결정에 대한 책임소지 논의가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예시로 의료용 AI가 잘못된 진단을 내리는 경우, AI 자율주행차가 인명사고를 낸 경우 등에서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됐는지,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누가져야 하는지 윤리적인 측면의 논의가 충분히 더 이뤄져야 합니다.

AI 발전의 사회적 의의

더 편리한 일상, 낮아진 전문가의 벽

AI의 영향력은 사회와 일상 내에도 이미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론 AI를 활용한 산업계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일상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변화인데요. 그 편리함을 대중이 만족하고 수용하면서 일상 내 AI 제품과 서비스의 이용 빈도, 중요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먼저 제품 측면에선 스마트홈이 대표적입니다. 사용자가 일일이 손으로 조작해야 했던 가전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내장된 AI가 제품 상태를 확인해 사용자에게 알림을 주거나 평시 작동을 보다 사용자 맞춤형으로 할 수 있도록 사용 패턴을 학습하죠.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청소기, 휴대폰, 자동차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서비스는 보다 광범위합니다. 단순 엔터테인먼트용 AI부터 업무에 활용 가능한 생산성 AI 도구는 그 종류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만큼 수가 많죠. 다만 공통적인 특성은 기존에 비전문가가 하기 어려웠던 일을 AI가 손쉽게 만들어준다는 점, 그 결과물이 충분히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만족감을 준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AI 프로필 사진’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는데요. 내 사진 몇장이면 순식간에 다양한 평행우주에 존재할법한 내 모습을 수십장의 콘셉트 사진으로 만들 수 있어 큰 화제를 모았죠. 이제 과거보다 외신이나 외국어 콘텐츠를 보고 읽을 때 장벽을 낮춰준 번역 서비스나 자동자막 서비스도 좋은 예입니다.

스노우 AI 프로필 예시
ⓒ 스노우

개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AI는 유용하게 쓰입니다. 예컨대 자연재해 상황에 투입되는 AI 로봇들은 사람이 쉽게 침투할 수 없는 지역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리기도 합니다. 특히 AI 드론은 단순 촬영을 넘어 영상을 분석해 고립된 생존자를 찾아내는 일도 가능해졌죠.

AI 스마트스피커는 독거노인이 많아진 요즘,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주거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등 다양한 기능으로 부족한 사회복지 손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AI 스마트워치는 넘어져 다치는 낙상사고를 감지하거나, 자동차 충돌 사고를 감지해 조기 신고를 대신하기도 하고요. 이외에 장애인들도 AI가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의 도움으로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보낼 수 있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가 놓친 AI 윤리교육

하지만 개인과 사회적 측면에서도 AI의 부작용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주로 AI 오남용에 대한 부분인데요.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다양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산업의 변화와 달리,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법적 제재가 충분하지 않은 영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타인의 얼굴과 몸을 합성해 가짜 콘텐츠를 만드는 ‘딥페이크(Deep fake)’가 있습니다. 딥페이크는 학습에 활용할 이미지가 풍부한 유명 연예인들을 성인용 콘텐츠에 합성해 소비하거나 유명인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영상을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악용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논란을 만들고 있습니다. 반대로 다양한 연예인 관련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들거나 강연, 보도 영상을 만드는 등으로 활용하면 유용하겠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또한 챗GPT와 같은 준만능형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일상 내 AI 의존도가 점점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AI에게 묻고 일방향적으로 흡수하는 일이 익숙해질수록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는 능력이 점차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가까운 예로 휴대폰을 쓰면서 암산 능력과 기억 능력이 저하되는 ‘디지털 치매’ 증상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회 일각의 지적도 2010년대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래 인공지능

선한 AI vs 비윤리적 AI

AI의 발전은 멈출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 AI가 어떤 모습을 띌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선 큰 틀에선 각국 기업, 기관, 정부는 모두 앞부분에 소개한 강 인공지능을 향해 나아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챗GPT를 개발하고, 현재 전세계 AI 연구 생태계 최상단에 있는 ‘오픈AI’도 설립목적은 범용성이 높으면서 인류에게 유익한 강 인공지능 개발에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3년 12월 오픈AI 내부에서 발생한 내분에 AI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일이 있죠. 이는 ‘AI 개발 속도를 늦추고 보다 인간에게 안전한 AI 개발을 추구해야 한다’는 온건파와 ‘AI 기술을 이용한 비즈니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다툼이었는데요. 처음엔 온건파 이사회의 표결로 강경파 CEO가 축출됐지만 사내 안팎의 반대로 다시 복귀한 일이었습니다. 이 일로 ‘오픈AI도 초심을 잃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죠.

중요한 사실은 이미 AI의 안전성과 상업성을 두고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소에서 대외적으로 드러날 만큼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선택과 방향성은 향후 전세계 AI 기술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오픈AI의 내분은 단순 헤프닝으로 치부하긴 어려운 구석이 있죠.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교수도 지금은 AI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편에 서 있습니다. 그는 2023년 5월 10년간 재직했던 구글을 퇴사했는데요. 그는 당시 구글 퇴사의 이유로 ‘구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고 AI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5년 전과 지금의 AI 기술을 비교해보면 무서운 상황이다. 킬러로봇 현실화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프리 힌튼 교수
세계적인 AI 석학,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교수 (ⓒ SPORTSFILE)

다만 AI가 꼭 상업적이고 비윤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에 따른 위험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주요 연구자들도 경고와 감시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측면에선 대외적으로 여러 역사적 평화협약처럼 평화적 AI 사용 조약 등이 맺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날 전세계 핵보유국들도 명시적으론 평화적 핵보유와 사용 제한에 합의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가운데 개발과 통제의 적절한 균형이 이뤄진다면, AI 기술의 무분별한 남용 문제도 그만큼 최소화될 거란 기대도 따릅니다.

쉽게 읽는 ‘인공지능’ [테크DB]

연관 콘텐츠

# 콘텐츠 구성

Picture of EDITOR 이건한

EDITOR 이건한

IT 전문미디어 디지털데일리 기자 겸 테크콘텐츠랩 총괄 에디터. ⓔ sugyo@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