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스테이지 직원들의 남다른 근무 만족도 비결이 궁금하다? “풀 재택근무는 거들 뿐”!
들어가는 이야기
‘직장 동상이몽’
요즘 ‘직장 내 괴롭힘’이란 용어가 널리 쓰이죠. 보통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폭언, 폭력, 따돌림, 불합리한 업무지시 등을 반복해 고통을 주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는데요. 요즘은 괴롭힘의 범주가 점차 뚜렷해지고, 이를 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면서 점차 개선되는 방향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듯합니다. 또한 이는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어 가는 과정의 긍정적 단면이기도 하죠.
하지만 ‘직장 내 동상이몽’은 어떤가요? 대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같은 사무실에 출근할 뿐 서로 다른 생각으로 일하는 동료들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답답한 일입니다. 그로 인한 갈등도 발생하고요. 문제는 이것이 직장 내 괴롭힘과 달리 단지 생각의 차이일 뿐이란 거죠. 당연히 나만 옳다 주장할 수 없고, 상대를 견제하면 할수록 더 큰 갈등과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세계 IT 혁신의 중심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일어납니다. 2023년 11월, 전세계 AI 업계의 이목이 오픈AI에 집중됐습니다. ‘챗GPT’ 대성공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던 오픈AI에서 돌연 ‘CEO 퇴출’이란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건데요. 그 내막은 생각보다 유치했고, 업계에 던진 반향은 컸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당시 ‘안전한 AI’ 개발을 추구하던 오픈AI 온건파 이사회가 ‘AI 사업화’에 힘쓰던 급진파 CEO 샘 알트먼을 밀실회의로 해고하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데요. 오픈AI의 방향성을 통제하기 위한 일종의 쿠데타였죠. 당시 알트먼은 SNS를 통해 “내 추도사를 살아있는 상태로 읽는 기분”이라며 자신의 황당함과 참담함을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알트먼을 해고한 이사들의 뜻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오픈AI에 거액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당 결정을 맹비난하고, 오픈AI의 많은 직원들도 강하게 반발한 까닭이죠. 결국 알트먼은 불과 5일만에 CEO로 복귀하게 됩니다.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이사진은 대거 교체되면서 그들의 짧은 쿠데타는 헤프닝으로 막을 내리게 됐고요.
이 같은 오픈AI의 사례는 다소 극단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 속 직장 내 이견과 갈등은 대개 비슷한 형태의 결과물로 이어지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적당히 포기하든지,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요.
하지만 어디로 이직한들 세상에 나와 딱 맞는 회사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물며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도 쫒겨나는 세상인 걸요. 과거 애플의 스티브 잡스, 트위터(X)의 잭 도시가 그랬죠.
그러나 세상엔 그래서 더 주목받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꿈을 꾸는 ‘동상일몽’이란 미션이 불가능해 보여도, 가능을 목표로 노력하면서 실제로 성과도 내는 곳들이죠.
일례로 바다 건너엔 미국의 아마존이 ‘높은 기대(High Standards)’란 리더십 원칙 아래 직원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한 화합과 공감대를 유도하는 문화로 유명합니다. 다름은 인정하되 회사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핵심이죠. 자신의 목표와 능력만 입증하면 팀 이동이 자유로운 아마존의 ‘사내이직제도’ 역시 이런 문화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아마존을 비롯해 뛰어난 단합력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조직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는데요. 첫째는 ‘자유(自由)‘입니다. 얽매이지 않고 지내는 상태를 말하죠. 둘째는 ‘목표(目標)’ 입니다.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말합니다. 셋째는 ‘공감(共感)’ 입니다. 사전에는 타인의 감정, 의견에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이라고 정의되어 있네요. 이를 모으면 ‘자유롭게 일하되 서로 인정하며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조직’이 완성됩니다. 조직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니라 조직과 내가 함께 맞춰가는 형태가 되겠죠.
대단히 이상적으로 느껴지는데요. 다행히(?) 이를 찾아 굳이 미국까지 날아갈 필욘 없습니다. 한국에도 이미 자유와 공동의 목표, 공감에 기반을 두고 함께 일하는 회사가 있거든요. 게다가 믿거나 말거나 ‘사장님 피셜’이 아니라 솔직한 ‘직원 피셜’로 말이죠. 주목받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Upstage) 이야기입니다.
실무자 가로되
이 이야기에는 업스테이지 피플팀의 엄용진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문수영님, AI 엔지니어 이준엽님, 그리고 업스테이지 ‘뉴비’에 속하는 브랜드 디자이너 김란희님, 사업개발 매니저 김자현님이 참여해주었습니다.
엄용진 : “IT 대기업에서 약 10년간 HR 경력을 쌓고 업스테이지에 입사했습니다.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이라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인재영입과 기업문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문수영 : “‘다큐먼트 AI’ 팀에서 안정적인 AI 모델 활용에 필요한 시스템 설계, 개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뇌과학 석사 진학생이었는데요. 뉴런을 모방한 ‘딥러닝’에 가졌던 호기심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네요.
당시 김성훈 대표가 만든 ‘모두의 딥러닝’ 강의를 정주행하며 코딩에 재미를 붙였어요. 아예 대학원을 관두고 미국으로 학부 유학을 갔죠. 이후 컴퓨터 과학과를 졸업할 때쯤 김 대표의 업스테이지 창업 소식을 듣고 지원했습니다. ‘Making AI Beneficial(AI를 유익하게 만든다)’라는 슬로건도 마음에 들었어요.”
이준엽 : “AI 개발자로서 LLM(거대언어모델) 어플리케이션팀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자연어처리 연구실, 네이버 클로바 OCR 기술리더를 거쳐 업스테이지에 합류했어요. 회사 창립멤버 중에 옛 동료가 있는데요. AI 중심회사를 만든다는 목표, 스타트업에서 경계없이 일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왔습니다.”
김란희 : “브랜드 디자이너로 입사했어요. ‘일에 욕심있고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곳’,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업스테이지를 발견했죠.”
김자현 : “빅테크 AI 회사에서 일했지만 스타트업 AI 씬의 어벤저스라는 업스테이지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챗GPT 중심의 생성형 AI 혁신으로 IT 업계 헤게모니가 재편되는 걸 느꼈죠. 이런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하며 새 방향성을 제시하는 스타트업, 특히 업스테이지가 허깅페이스에서 글로벌 초거대 언어모델 성능 추월에 도전하는 걸 보며 이직할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게 진짜 자유죠”
이들에게 업스테이지 근무환경의 장점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쥐어짜도 하나뿐인가? 싶겠지만 그건 아닙니다. 사실 ‘그 하나’였어도 누구나 혹할 조건이죠. 바로 완전자율 원격근무 체계인데요. 업스테이지에선 이를 ‘풀리모트(Full Remote)’라고 부릅니다.
용진 : 업스테이지 하면 “풀리모트를 빼놓을 수 없어요. 겪어보니 출퇴근 시간에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건 업무 몰입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됐거든요. 그렇다고 직원들끼리 만날 공간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필요하면 언제든 쓸 수 있는 거점 오피스도 광교, 강남, 삼성 근처에 있거든요”
수영 : “풀리모트는 ’Anywhere on Earth but Together(AOEBT, 지구 어디든 함께라면)’로 설명 가능해요. 실제로 저는 태국, 호주 등 해외에서 한달살이 워케이션(Workcation, 일과 함께 즐기는 휴가)을 경험해 봤는데요. 숙소나 카페에서 바쁘게 일하다가도 식당에 가면, 그 순간만큼은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죠. 스트레스 조절이 돼요. 또 업무공간으로 쓰는 곳의 지출은 회사가 지원해 주니까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고요.”
란희 : 처음엔 유연근무쯤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 그대로 출퇴근, 점심시간에 대한 규범 자체가 없는 거예요. 입사 첫날부터 정말 놀랐죠. 한마디로 업무만 진행되면 시간을 어떻게 써도 된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집중이 안 될 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굳이 이렇게 자리를 지키지 말라”는 리더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그래서 지금은 집중력이 가장 높은 시간에 업무를 보고 있죠. 전과 달리 ‘워라밸’이 생겼습니다.
“프로일잘러 동료가 곧 복지”
많은 직장인이 최고의 셀프복지로 집과 직장이 가까운 ‘직주근접’을 꼽습니다. 직장이 멀수록 출퇴근에 쓰는 체력 소모와 비용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직장이 가까울수록 삶의 질은 비례해서 높아지죠.
2022년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1시간24분을 출퇴근에 쓴다고 합니다.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경기도 주민들은 서울 출퇴근에 하루 3시간 가까이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와 집이 멀수록 ‘출퇴근 시간을 집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같은 생각을 안 해본 직장인은 없을 겁니다. 이 점에서 ‘모태 재택근무’인 업스테이지 직원들은 걱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모두가 부랴부랴 재택근무를 도입하느라 좌충우돌했던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렇겠죠.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부터 뼛속 깊은 ‘디지털 유목민’이란 점입니다. 김 대표는 한 집에 머물지 않고 한달에 한번은 일하고 싶은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거기에 집을 얻고, 일은 대부분 카페에서 하는 거죠. 이는 사무실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인재들과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유리하고, 세계 1등도 가능하다는 그의 지론 때문인데요. 이처럼 대표가 사무실에서 자유로우니 직원들도 그에 얽매일 필요가 더욱 없었던 겁니다.
그러나 때론 얼굴을 맞대는 게 나은 일도 분명 있습니다. 굳이 비대면 시스템의 한계를 꼽자면 동료들과 친분을 쌓기 어렵다는 점이 있고요. 다만 이를 빌미 삼아 재택근무를 막거나 줄이는 회사와, 필요한 만큼 재치있게 채워주는 회사의 차이는 분명 큽니다. 업스테이지는 어떨까요?
수영 : “직원들이 매달 4명씩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랜덤그룹으로 함께 식사하는 ‘밥스테이지’란 프로그램이 있어요. 매주 금요일에는 북클럽도 있는데 각자 개발 관련 서적을 읽고 10분간 생각을 공유하며 친분을 쌓곤 해요.”
용진 : “업스테이지는 직원 간 내부공유가 정말 적극적이에요. 매월 1~2회는 전사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매주 1회는 분야별 실무자들이 서로 업무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도 있죠.”
어떤 동료와 일하는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잠깐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보실까요? 잡플래닛이 2022년 1222명의 직장인에게 ‘직장에서 무엇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지’ 알아보는 성향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의외로 ‘동료사랑 미어캣’ 유형이 30.2%로 가장 높더군요. ‘연봉 쫓는 까마귀’ 유형은 15.7%로 그 절반에 그쳤고요. 이직을 결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동료들이 하나같이 빌런일 때(29.7%)’가 꼽혔습니다.
준엽: “업스테이지는 동료를 자랑하고 싶은 회사에요. 다들 수준이 높고 열정적이니까 자연스레 발전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거든요.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엔지니어들과 빅테크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폭발적 성장’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주니어 엔지니어들과 조화롭게 AI 프로덕트를 개발 중입니다.”
그런데, AI 회사라고 개발자만 능력자인 건 아니에요. UI/UX 디자이너들도 생소한 AI 기술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까 고민하며 노력 중인 모습이 늘 인상깊죠. HR, 브랜드, 디자인, 마케팅, 사업, 교육팀 모두 제가 지금껏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용진: “음, 일당백을 넘어 일기당천 하는 동료들이 많습니다. 워낙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쌓은 분들이 모이다보니 서로 배우는 게 많아서 좋아요. 이곳에서 ‘정보의 흐름은 권력이 아니라 협업의 에너지원이 된다’고 표현할 수 있겠는데요. 개인적으론 프로일잘러들과 협업하면서 저 스스로도 성장함에 큰 만족을 느껴요.”
수영: “저도 훌륭한 동료가 곧 업스테이지의 복지라고 자부합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다들 언제든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요. 카카오, 네이버, 아마존, 메타 등 대기업 출신이 많아 우수한 회사 문화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고요.”
사장님 라떼
까치와 깨비, 그리고 네이버
AOEBT 풀리모트, 동료가 곧 복지라는 자랑 등,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은 직원들의 만족감이 느껴지네요. 이 가운데 업스테이지란 이름으로 이룬 성과들 또한 뛰어난데요. 업스테이지 스토리팩 기술편을 읽어본 분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질 겁니다. 인간에 필적한 AI OCR 개발, 챗GPT를 추월한 LLM 등의 의미를요.
그럼 이제 사장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보통 대표들의 이야기는 뻔해 보이지만 업스테이지는 김성훈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CEO)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거든요. 무엇보다 어떤 회사든 좋은 인재를 모으고, 남다른 기업문화의 발판을 만드는 일은 대표자의 몫이 가장 큰 법인데요. 김 대표가 걸어온 걸어온 발자취를 쫓다보면 업스테이지가 왜 오늘과 같은 회사로 성장했는지도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김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이름을 날리던 개발자였습니다. 그 시작은 1995년 대구대 전자공학과 재학 시절 웹 검색엔진 ‘까치네’를 개발했을 때인데요. 한국 최초의 크롤러 기반 검색엔진이었죠. 크롤러는 인터넷에 연결된 무수히 많은 웹페이지를 사람 대신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로봇’으로도 불리며 지금의 검색엔진은 모두 크롤러 기반이죠. 게다가 까치네 기술은 1997년 현재 포털 네이버의 전신인 ‘삼성SDS 네이버 프로젝트’에도 이전된 우수한 기술이었죠.
이어 1996년 (주)나라비전을 창업한 김 대표는 같은 해 한국 최초의 웹메일 솔루션인 ‘깨비메일’도 개발합니다. 깨비메일은 90년대 후반 다음 한메일과 더불어 국내 인터넷 이용자 4명 중 1명이 사용하던 인기 서비스였죠. 메일이 도착하면 삐삐나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당시에는 꽤 신박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라비전의 성공으로 김 대표도 20대 나이로 업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됩니다. 특히 90년대는 국내에 인터넷이 막 활성화된 시기였는데요. 유학파도 아닌 김 대표가 이런 서비스들을 직접 개발한 건 더욱 놀라운 일로 평가받았습니다. 심지어 깨비메일은 김 대표가 취미로 2주만에 만든 개인 프로젝트였다고 하죠.
이후 2000년에 미국 유학을 떠난 김 대표는 캘리포니아 주립대 산타크루즈에서 박사학위, 이후 MIT에서 박사 후 과정(Postdoc)을 거쳤습니다. 2009년에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교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홍콩과기대는 짧은 역사에도 당시나 지금이나 아시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는 명문대로 불리는 곳이죠.
그는 이곳에서 소프트웨어와 머신러닝을 연구하며 AI 석학의 발판을 쌓았습니다. 교수로 일하는 동안 ICSME (글로벌 소프트웨어 콘퍼런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상’을 수상하고 ICSE (세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학회), FSE(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재단) 등 유수의 소프트웨어 공학회에서는 우수논문상을 4차례나 수상했죠. 화려한 업적입니다.
2017년엔 다시 회사로 돌아옵니다. 네이버의 AI 연구조직인 ‘클로바 AI’팀을 키우는 중책을 맡게됐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3명에 불과했던 팀원은 3년만에 150여명으로 늘고, 30여개 네이버 서비스에 클로바 AI를 이식하는 데 성공하죠. 또한 삼성SDS 사내 프로젝트 시절 네이버에는 김 대표의 검색엔진 기술이, 20년 후에는 AI 기술이 각각 네이버의 검색·AI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된 점도 재미있는 대목입니다.
AI 어벤저스 어셈블!
이처럼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오던 김성훈 대표는 2020년 또 한번 창업을 결심합니다. 목표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유익한 AI를 만들어 보급하는 것(Making AI Beneficial)’인데요. 네이버에서 만난 많은 파트너 기업들이 AI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직접 그들의 조력자가 되기로 다짐한 겁니다.
김 대표는 “검색, 이메일, AI의 파도를 두루 거치며 기술의 파괴적인 잠재력을 알게 됐다“며 “모두를 위한 AI의 대중화는 꼭 필요할 거승로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모든 산업에 AI가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DX) 시대를 맞아, AI를 잘 쓰지 못하면 누구든 도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김 대표 비전에 공감한 네이버 동료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던 AI 인재들이 업스테이지에 속속 합류하면서 회사는 성공적인 첫발을 디뎠습니다. 기술편에도 소개했듯 이들을 두고 업계는 ‘한국의 AI 어벤저스’가 탄생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사장님 가로되
“유익한 AI의 가치로 동상일몽하길”
김 대표가 바라는 업스테이지의 인재상은 확고합니다. AI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가치만큼은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길 바라는 거죠. 또한 인재 구인난이 심한 AI 업계지만 스타트업이라고 입사문턱을 낮추지 않았습니다. 탁월한 동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이를 본 다른 인재들의 지속된 유입이란 선순환을 만들고자 한 겁니다. 이는 김 대표 스스로 뛰어난 학자이자 개발자이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죠. 앞서 문수영님이 “김 대표의 딥러닝 강의에 반해 진로를 바꾸고 업스테이지에 입사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그렇게 실력자들만 모았지만, 업스테이지는 사내 경쟁주의를 지양합니다. 그보단 동료 간 소통과 동반성장을 일관성 있게 강조하죠. 일은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자유를, 공동의 목표는 유익한 AI 개발, 나아가 진솔한 소통 위 상호 공감과 신뢰란 울타리도 세웠습니다. 나아가 이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만든 수준에 이르렀으니, 지금의 업스테이지에선 적어도 ‘동상이몽’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게 된 거죠.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업스테이지 구성원 모두는 ‘Making AI Beneficial’로 쏘아 올린 로켓, 그리고 우주를 반짝일 스타(Star)와 같습니다. 우리는 ‘AI 전문가’만 원하는 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론 비전공자도 업스테이지에서 본인과 회사 성장에 함께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크게 신경쓰고 있습니다. 어느 직군이든 각자가 회사에 기여할 부분을 찾고, 본인의 성장과도 맞닿는 ‘핏’은 무엇인지 고민하길 바랍니다.
업스테이지는 개인보다 팀의 역량을 더욱 중시합니다. 불확실성이 따르는 지금의 AI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뛰어난 개인이 아니라,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만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어떤 질문도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업스테이지가 마주할 다양한 도전의 시간들을 함께 이겨내며, 모두 함께 승자가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
더불어 모두 즐겁게 일하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 일환으로 2022년부터 김 대표가 사비로 진행하는 ‘성킴(Sung kim, 김 대표 영문명) 챌린지’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총 3회차가 진행됐습니다. (▲1회차 팔굽혀펴기 ▲2회차 풀마라톤 ▲3회차 명산오르기) 하나하나 쉽지 않아 보이지만 미션을 달성한 직원에겐 100만원씩 축하금을 전달하며 업무 외 재미와 성취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죠 있죠.
또한 입사자 모두에게 주식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리텐션 보너스와 해외학회 참석도 케이스별로 검토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논문 제작, 대회참여 기회가 있을 때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탑클래스 동료들이 있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즐거움이 된다고 하죠. 직원들도 그들이 충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논문이나 대회 결과가 실제 프로젝트와 제품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개인과 회사의 성장이 맞닿는 지점을 찾는 공동의 문화인 셈이죠.
기업가로서 김 대표의 궁극적인 미션은 업스테이지에서 성장한 인재들과 함께 ‘세계 정상’에 이르는 겁니다. 앞서 비전이 회사의 ‘방향성’을 정의했다면, 업스테이지란 기업이 쟁취해야 할 ‘목표’로는 세계 최정상 AI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제시한 거죠. 이는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이야기라고도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업스테이지는 이미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내며 성장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자체 LLM은 물론이고, 매년 세계적인 AI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고 있죠.
또한 창업 초인 2021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발표한 ‘글로벌 AI 톱티어 학회 논문’ 조사에서도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LG전자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데요. 기술적으론 국내외 어디에 내놔도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단 사실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이죠. 관건은 이를 자양분으로 세계 무대에서 업스테이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충분한 수익까지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겁니다. 김 대표가 말하는 세계 정상의 AI 기업도 이를 바라보고 있고요.
끝맺는 이야기
삶의 밀도가 달라진다는 것
무엇보다 이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가운데 직원 모두가 리더를 존중하는 점, 업스테이지의 가치와 문화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어디서도 찾기 어려운 업스테이지의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인재를 모으는 일도 어렵지만, 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여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건 사실 그 이상으로 더 어려운 일이니까요.
업스테이지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며, 빠르게 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부심 또한 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고요. 업스테이지에 오래 몸담지 않았어도, 앞으로 업스테이지와 함께할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는 이번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뉴비 멤버인 김자현님, 김란희님의 이야기를 듣고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자현 : “입사한지 두달 밖에 안되었지만, 동료들의 많은 도움과 배려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특히 도전과 시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방향을 바꾸는 일에 두려움 없는 업스테이지만의 분위기가 유지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개발 담당자로서 팀의 수 없는 도전과 고민이 하나하나 공유되고, 이를 함께 고민하면서 비즈니스로 녹여낼 기회로 만들어가는 건 제게 너무나 큰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때로는 너무 많은 변화와 시도가 따라가기 어렵고 어지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또 한번 급변하는 시장을 쫓고 쫓아 추월하는 경험은, 그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즐거운 일이기도 하죠.
한번은 모 고객사와 워크숍 진행 후 회식자리에서 ‘업스테이지는 이런 사람들만 뽑는 거냐, 아니면 이런 사람들만 오신 거냐’란 말을 들었는데요. 이때 제가 느끼는 만족감이 단순히 개인의 만족이 아니란 점에서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앞으로도 긴장의 끈은 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스타트업 환경은 생각보다 열악하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는데요. 처음엔 업스테이지 정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규모를 이룬 회사라면 다른 초기 스타트업들보다 안정적인 자원과 여유가 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입사해 보니, AI 모델 학습용 GPU를 확보하기 위한 내부의 치열한 투쟁(?)과 기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도전, 고객사와 계속 높은 수준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고 다소 풀어졌던 마음을 다잡게 됐습니다.”
란희 : “지인들에게 ‘업스테이지에 다니며 내 삶의 밀도가 올라갔다’고 말하곤 해요. 그리고 ‘일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 모이면 이렇게 일할 수 있구나’도 알게 됐고요. AOEBT 같은 문화도 이런 구성원들이 있기에 잘 운영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만큼 저는 회사에 바라길, 좋은 사람이 모여 자유롭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업스테이지의 문화가 계속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