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할 수 있는 AI’ 구현! 그 모두의 숙제를 기술로 풀어낸 제네시스랩 이야기 –
들어가는 이야기
AI는 사람보다 공정한가요?
“차라리 인공지능(AI) 판사를 도입해라”
흉악범의 형량이 사회적 기대치보다 낮을 때 종종 나오는 반응입니다. 가끔은 판사의 사상이나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된 건 아닐까 의심되는 판결들이 있죠. 이때 ‘AI라면 사람처럼 감정이나 외압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AI 판사를 떠올리게 하는 건데요. 아쉽게도 실상은 다릅니다. ‘AI가 아무리 진보해도 인간이 AI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제공했다면, 그 AI의 판단은 반드시 인간의 영향력을 받게 된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가 크든 작든 부모를 닮지 않고 태어나거나 성장 과정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요.
따라서 AI 판사를 비롯해 인간을 모방한 전문가 AI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투명성과 신뢰성 검증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실제 전문가도 채용 전에 그의 이력과 스킬을 꼼꼼히 따지는데 AI라고 무조건 믿을 순 없죠. 만약 AI 판사를 도입했는데 무슨 근거로 내린 판결인지 알 수 없다면? 말이 안 되겠죠.
문제는 ‘근거를 설명하는 AI’ 개발이 기술적으로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비유하자면 우리가 수많은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내린 판단’의 근거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데요. 특히 뇌의 복잡한 정보처리 매커니즘을 모방한 요즘 AI의 대세 기술, 딥러닝은 이 문제에서 더 자유롭지 못한 편입니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회피할 순 없죠. 앞으로 ▲의료 ▲금융 ▲자율주행 등 우리 생명과 재산, 안전 등과 직결된 영역에도 AI의 영향력이 점점 더 확대될 테니까요. 이 가운데 전문가 AI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동시에 ‘사람보다 믿을 수 있는 AI’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제네시스랩(Genesis Lab)의 사례는 AI 업계의 좋은 롤모델로 평가됩니다.
토종 AI 기술 스타트업은 제네시스랩은 2019년 AI 영상면접 솔루션 ‘뷰인터 HR’을 개발했습니다. 2024년 기준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육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대학교병원 등 150여개의 대기업, 공기업, 정부기관에서 뷰인터 HR을 채용 절차에 활용 중인데요. 이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처우 덕분에 입사 경쟁이 늘 치열한 곳입니다. 채용 측도 그만큼 높은 평가 기준을 제시하며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하죠.
그런데 여기에 사람 대신 AI 면접관이 한자리를 차지했다는 건? 그만한 신뢰가 담보되었다는 의미인데요. 그 이면을 들여다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AI 면접관도 사람만큼 공정하며, 충분한 평가 근거도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제네시스랩의 노력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거든요.
투명한 AI 만들기
실전 면접 데이터 400만건
그럼 제네시스랩 AI 면접관의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볼게요. 우선 모든 AI의 일차적 판단 근거는 학습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AI 모델의 알고리즘이 아무리 뛰어나도 데이터가 저품질이면 그 효용이 크게 떨어집니다. 전문가 AI도 마찬가지인데요. 정형화된 전공 이론 데이터만 학습할 경우 개발은 쉽겠지만 그 AI도 수준도 결코 대학을 갓 졸업한 학부생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제네시스랩은 2024년 기준 약 400만건의 면접 영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이 영상을 실제 기업 면접관, 인사담당 임원, 산업심리학 교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직접 평가한 결과 데이터를 뷰인터 HR에 학습시켰다고 합니다. 여기서 400만건이란 수치가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겠는데요. 만약 한 사람의 전문 면접관이 10년간 쉬지 않고 매일 5명의 지원자를 평가했다고 가정해보죠. 총면접 건수는 1만8000건에 불과한데요. 뷰인터 HR은 단순 계산으로도 이런 면접관 220명의 평생 노하우를 학습한 셈입니다.
한 점의 편향도 불허한다
제네시스랩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소프트스킬 평가 AI 엔진’과 ‘BEI(행동사건면접) 방식 역량 평가 AI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전자는 면접자의 ▲자신감 ▲호감도 ▲신뢰감 등 총 9개의 비언어적 행동지표로 소통 능력을 평가합니다. 면접 영상에서 비전(Vision), 음성(Voice), 텍스트(Text)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분리한 후 각각의 평가 점수를 도출하는 방식인데요. 이 또한 전문 면접관의 평가 기준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데이터라고 무조건 신뢰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도 평가 기준이 제각각이며 편향적인 기준을 지닌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요. 이를 사전에 필터링하지 못하면 AI가 이를 여과 없이 학습하게 됩니다. 뉴스를 보면 예기치 않은 편향성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AI들이 있죠. 데이터 편향성 제거 작업을 꼼꼼히 진행하지 않았거나 실수로 놓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네시스랩은 우선 전문가가 평가한 데이터로 AI가 평가를 진행하도록 한 뒤, 일정한 기간의 간격으로 동일한 면접 영상을 평가하게 합니다. 여기서 일관성이 발견된 데이터만 추리는 거죠. 더불어 동일한 면접 영상에 대해 다시 실제 면접관들의 평가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조화시킨 값만 최종 데이터에 반영하는데요. 이로써 AI와 면접관 양쪽에서 발견되는 각각의 편향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기술은 AI가 사람의 비언어적 표현까지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람과 고차원으로 상호작용하는 인격적 AI 구현에도 중요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령 정말 사람을 닮은 AI 판사라면 판결 근거에 피고인이 법정에서 보인 무성의한 태도나 눈물의 의미 등도 참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요소는 실제 법정에서도 죄인의 반성 여부나 진실성을 판단하는 비언어적 척도로 쓰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네시스랩은 AI 면접관 개발로 이에 필요한 선행기술을 확보한 셈인데요. 이는 후술할 제네시스랩의 차세대 AI 개발 목표와도 연결됩니다.
다음으로 BEI는 구조화된 질문으로 응시자의 답변 역량을 평가하는 AI 엔진입니다. 채용측이 검증하고자 하는 역량에 해당하는 행동지표가 지원자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판정하는 기법인데요. HR 학계에선 타당도가 매우 높은 면접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랩은 여기에 한국능률협회(KMA)의 업무 수행 역량평가 지표 30여개를 적용함으로써 면접관의 판단 편향성을 더욱 줄여냈죠.
더불어 제네시스랩의 모델은 성과 예측의 타당도를 나타내는 ‘상관 계수(1점 만점)’가 평균 0.5점에서 0.6점 사이로 나타납니다. 전통적 채용 도구인 대면면접(0.1), 이력서 분석(0.15), 인성검사(0.2)과 비교 시 상당히 높은 예측 타당도죠. 또한 채용 후에는 일정시간 경과 후 AI 면접 당시 데이터와 사후평가 결과 간 비교 분석으로 이 타당성 평가 결과를 재입증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여기 평가위원들이 사전 협의로 공통된 평가 기준을 정하는 프로세스가 포함되는 점입니다. 이 과정에서 면접관들은 약 20개의 동일한 면접영상을 평가한 뒤 각자 선택한 행동지표 스크립트와 평정 점수를 비교해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논의합니다.
이때 상관계수가 0.5점 이상이 될 때까지 조정 작업을 반복 수행합니다. 특히, 평가 기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위원은 아예 배제함으로써 보다 일관성 있는 평가 기준을 수립하도록 하죠. 다소 지난한 과정이 될 수 있지만 AI에게 데이터를 건네 주기 전, 철저한 기준을 적용한 필터링으로 AI의 신뢰도와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작업입니다.
“족보 사절!” AI 감독관
AI 면접은 비대면이 기본입니다. 당연히 부정행위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이 문제까지 걸러내야 AI 면접관이 충분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에서 뷰인터 HR의 부정행위 탐지 기능과 원리를 살펴보시죠.
이 중 눈여겨볼 대목은 프로필 사진과 면접자의 얼굴을 비교해 대리시험을 방지하는 AI 기술, 지원자들 간 답변 일치도 검사 AI 기술입니다. 특히 후자는 실제 상황에서 경험 많은 면접관들만 직감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부분인데요. 제네시스랩은 이마저도 기능화해 AI 면접관을 속이는 ‘족보화’나 컨설팅 내용을 달달 외워 자신의 진짜 역량을 숨기려는 면접자들을 거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사람이 탈락한 이유
앞서 전문가 AI 도입의 선결 과제는 설명 가능한 AI라고 말했습니다. 면접은 이 점이 특히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제네시스랩이 자사의 역량을 집중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독자적 노하우로 뷰인터 HR은 응시자의 평가 결과가 어떤 기준으로 도출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표와 수치를 제시할 수 있게 됐죠.
일부 예로, 아래 그림처럼 지원자의 영상면접 스크립트에서 행동지표 계산에 영향을 미친 구간을 + 요소와 – 요소로 시각화한 자료를 면접관에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응시자의 최종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면접관은 이를 참고할 수 있고 AI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는지 점검할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랩은 현재 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작은 스타트업의 AI 면접 솔루션이 150여개 대기업, 공공기관에서 널리 도입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치밀한 준비와 검증 절차를 가시적으로 증명한 점이 주효했습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알고리즘의 우수성만 어필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 정제 단계부터 철저히 실전을 염두에 둔 전문가 개입 ▲재차·교차·사후검증 ▲설명 가능한 AI 구현 ▲실제 평가의 정확도 입증 등을 차고 넘치게 제시한 결과물인 셈인 거죠.
위 과정은 AI 투명성 확보를 위해 당연히 거쳐야 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따져 보면 제품의 완성까지 많은 전문가의 참여 및 협조, 다단계 검증을 요하는 작업들이기에 그만큼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AI 제작을 위해선 이만한 수고를 감내할 개발사의 꺾이지 않는 의지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론 사람 닮은 AI를 만들면서 사람을 아껴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함께 시사하는데요. 그동안 쉽게 만들고, 과장 광고로 과실을 얻으려 했던 업체들의 뼈를 때리는 구석도 있죠.
실제로 뷰인터HR 도입 이유를 묻는 고객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신뢰성은(21%)로 가장 주된 이유로 꼽혔고, 이어 비용 대비 효과성(12%)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뷰인터 HR은 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개별 조정한 맞춤형 솔루션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로써 보다 투명하게, 보다 정확하게, 보다 빠르게, 보다 경제적인 방식으로 맞춤형 지원자들을 선발할 수 있게 된 점이 전혀 다른 도메인의 고객사도 폭넓게 확보할 수 있게 됐죠.
AI 신뢰성 평가 ‘만점’
제네시스랩은 아직 배가 고픕니다. 자체 평가, 고객사 평가론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예 정부과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공식 인증을 획득하기로 결정합니다. 이에 2022년 HR 분야 국내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정의한 AI 신뢰성 평가에 도전했는데요.
결과는 총 14개 요구사항, 59개 검증항목 중 채용 서비스에 해당하는 13개 요구사항과 41개 검증 항목에서 모두 ‘적절한 수준(Y)’임을 인정받았죠. TTA 평가팀이 직접 제네시스랩에 방문해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관리 체계 등에 대한 현장 실사를 수행한 결과였습니다. 이 과정은 AI 위험 요소 제거 방안부터 ▲데이터 수집 및 관리의 신뢰도 ▲모델 편향 제거 노력 ▲외부 공격 방어능력 ▲윤리 문제 대응 방안 등 전방위 평가가 이뤄집니다.
제네시스랩은 이어 2023년 11월, 과기정통부 주최 ‘제1회 인공지능 신뢰성·품질 대상’에서 최고상인 과기부 장관상(대상)을 수상함으로써 앞선 신뢰성 평가 결과가 일회성이 아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렇게 AI 신뢰성 부문에서 민간, 공공의 검증을 모두 통과한 제네시스랩은 현재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국내 AI 표준화 작업 파트너로 함께 일하고 있죠.
사람다운 AI 만들기
지금까지 AI 면접관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가를 살폈다면, 이번엔 얼마나 사람다운 AI가 될 수 있는지도 알아볼 차례입니다. AI가 단순히 평가에만 집중한다면 똑똑한 컴퓨터 이상, 이하일 수 없을 텐데요. 실제 면접이란 면접관과 응시자 간 상호 교감과 소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제네시스랩은 이를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답변 기회, 다시 드릴게요
우선 행동사건면접(BEI) 평가의 일환인 ‘탐침 질문 생성’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면접 중 면접관들이 던지는 추가 질문 기능입니다. 뷰인터 HR은 만약 답변자의 역량 점수가 낮게 측정될 경우, 면접관들이 사전에 등록한 예비 질문 풀(Pool)에서 가장 적절한 탐침 질문을 선별해 응시자에게 제시합니다. 이는 BEI의 평가 정확도를 높이며, 동시에 응시자는 실수를 만회하고 자신의 역량을 다시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실제 면접 현장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죠.
이 기능은 현재 동종업계에서 뷰인터 HR에만 있습니다. 특허로도 등록됐죠. 단순해 보이지만 이를 구현하는 기술은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달리 AI는 답변자의 발화 및 역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기술과, 평가 지표 중 가장 낮은 항목을 찾아 그에 부합하는 질문을 Pool에서 찾아 던지는 과정까지 매끄럽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속함한 처리와 판단의 정확성을 요구받습니다. 추가 탐침에서 엉뚱한 질문이 선정될 경우 오히려 면접의 몰입도, 신뢰도를 낮출 수 있는 리스크도 따르기 때문에 개발과 도입이 더 쉽지 않은 기술이기도 합니다.
카메라 면접관은 굿바이
AI로 사람을 대체하는 과정은 기능적 요소 외에도 사용자에 대한 여러 인간적 배려를 필요로 합니다. AI 휴먼도 면접의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응시자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면접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에선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죠. 그런데 국내 동종업계에서 이 기능을 제공 중인 곳도 아직 제네시스랩 뿐입니다. 이는 기술 개발에만 함몰되는 개발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회적 영향력을 함께 고려하는 개발 및 운영 가치관이 만들어낸 차이로 풀이됩니다.
글자만으로 이뤄진 AI 면접은 실제로 응시자들에게 딱딱하고 생소한 느낌을 줍니다. 카메라와 질문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겉으론 사람과 대화하듯 표정이나 제스처를 취하고, 문장과 톤을 결정하는 일은 연기에 재능이 있지 않은 이상 쉽지 않은 일이죠. 이때 가상일지라도 눈을 마주칠 대상이 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제네시스랩은 AI 면접관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별도의 음성합성 기술과 얼굴생성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 면접관일지라도 면접 질문과 카테고리와 어울리는 음성, 실제 면접관처럼 보이는 복장과 선택된 음성에 걸맞은 얼굴이 생성되도록 함으로써 응시자를 한층 더 배려하는 노력입니다.
AI 서비스 역량
보이지 않는 AI 역량도 ‘중요’
이렇게 신뢰할 수 있는 AI, 보다 사람다운 AI가 만들어졌습니다. 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AI를 안정적으로 구동하고 서비스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영역이거든요.
컴퓨팅 분야에서 영상은 데이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연산도 복잡한 포맷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수천개 이상의 비디오 영상을 분석해야 하는 AI 영상면접 서비스는 요구되는 컴퓨팅 자원과 처리 난이도가 급상승하죠. 또한 분석에 사용되는 딥러닝은 성능이 좋지만 성능을 높일수록 더 많은 분석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요구하는 기술입니다.
이와 관련해 제네시스랩 스토리팩 인재편에서 육근식 님은 “제네시스랩 같은 AI 솔루션사의 도전이 쉽지 않은 이유는 AI 원천기술 도메인(영역)과 실제 활용하는 도메인의 전문지식이 모두 고르게 필요하단 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만큼 제네시스랩에 주어진 또다른 과제도 방대한 AI 영상 데이터 전처리 기술, 딥러닝 최적화 기술, 탄력적인 인프라 관리 기술 등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제네시스랩은 안정적인 AI 기술 및 서비스 구현을 돕는 통합 인터페이스인 ‘제네시스 API 시스템’ 개발에 성공, 고객사가 크게 늘어난 지금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스템 구성을 살펴보면 딥러닝 평가 및 추론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동하기 위한 모듈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자원 관리 효율화를 통한 비용 최적화 시스템, 나아가 뷰인터 HR 외 외부 서비스 지원을 돕는 인터페이스까지 제네시스랩의 각종 기술력이 집약된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제네시스랩 넥스트
AI 면접은 잠재력의 ‘일부’
제네시스랩은 뷰인터 HR 외에도 인터랙티브 AI 콘텐츠 플랫폼 ‘쥬씨’, AI 마음 헬스케어 플랫폼 ‘닥터리슨’ 등 다양한 신사업에서도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랩을 상징하고, 제네시스랩의 다음 스텝을 가늠케 하는 핵심 서비스는 여전히 뷰인터 HR입니다. 실제로 지금도 다양한 서비스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요.
AI 면접은 채용 비수기엔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랩이 뷰인터 HR을 개발하며 확보한 기술들은 확장성이 대단히 뛰어난데요. 가깝게는 면접을 넘어 임직원 행동지표 분석을 통한 ▲임직원 진단 ▲교육 ▲승진 ▲퇴사 등 다양한 사내 HR 라이프 사이클 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니다. 제네시스랩도 이 방향에 중점을 두고 현재 뷰인터 HR의 제품 기능을 확장해 나가고 있죠.
AI 인물 평가분석 기술은 이 외에도 다양한 사회그룹 서비스에서 활용 여지가 큽니다. 근식님은 제네시스랩 입사 이전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HR 업무를 수행한 전문가인데요. HR의 한계를 다음처럼 말했습니다.
“지난 18년간 HR 업무를 하며 느낀 건 HR은 디지털화, 데이터 중심인 요즘 트렌드와 달리 여전히 사람의 감에 의존하는 일이 많다는 한계였어요. 그래서 저 말고도 많은 인사 담당자가 HR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인사이트 도출에 활용하고 싶어했죠. 하지만 문제는 어떤 도구를 어떻게 써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제네시스랩 스토리팩 ‘인재편’ 中
이 점을 고려하면 사람에 대한 신뢰할 만한 평가 기준, 이를 수치화된 지표는 그 자체로 ‘귀한 몸’이 됩니다. 명확한 근거와 기준이 세워지면 이를 활용해 인적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선할 다양한 힌트를 얻기 쉬워진다는 의미니까요. 그간 데이터 부족으로 ‘HR 혁신’에 어려움을 겪었던 담당자들도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생성형 AI 휴먼이 온다
또한 보다 확장된 측면에서 유대훈 제네시스랩 CAIO는 자사의 기술 및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제네시스랩의 기술은 사람의 생각, 행동, 과거경험, 태도 등을 데이터화 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Generative Agent(생성형 AI 인간)‘를 만들어내는 기술 연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사람과 같은 AI를 만들어 의사결정, 업무 자동화 등 기업과 조직에 필요한 AI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한마디로 제네시스랩의 특기인 AI HR 기술을 바탕 삼아, AI 휴먼 비즈니스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포부죠. 이런 관점에서 해석하면 쥬씨나 닥터리슨도 사람과의 상호작용, 마음의 영역을 다루는 서비스로서 큰 틀에서 제네시스랩의 확고한 방향성을 뒷받침하는 서비스란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 전망도 긍정적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앤 마켓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HR 시장 규모는 약 698억달러(한화 93조원)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9.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중 채용 시장 규모는 2028년 기준 2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죠. 동시기 국내 채용 시장 규모도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국내외 전반에서 사업 기회는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끝맺는 이야기
AI 투명성은 모두의 과제
제네시스랩의 강점은 차별화된 AI 투명성 확보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회사의 경쟁력 유지와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실제론 제네시스랩만이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AI 투명성 확보는 전세계 모든 AI 업계과 정부가 함께 고민하고 개발해 나가야 할 영역이란 거죠.
이를 두고 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이미 세계적으로 AI 관련 규제들이 빠르게 준비되고 있으며 대부분 AI의 위험성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따라서 이제는 AI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첫 단계에서부터 모두가 함께 고민할 요소들이 많다”고 지적했는데요.
구체적으론 ▲AI의 어떤 위험요소를 고민하며 제거했는지 ▲AI 학습용 데이터의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보안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AI 모델에 대한 충분한 성능 검증 ▲실전에서의 사용자 피드백 검증 ▲사용자 친화적인 UI/UX 확보 등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특히 이런 고민과 공동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AI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확산을 막는 측면도 있습니다. 과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세상을 바꿀 기술’로 주목받은 신기술 상당수가 지금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이는 ‘킬러 서비스’ 발굴이 늦은 이유가 큽니다. 하지만 더불어 세간에 장밋빛 기대감은 부풀리고 정작 서비스의 질은 한참 미치지 못한 모습들을 보여준 기업들, 그로써 소비자 시장의 기대와 신뢰도 크게 무너져 버렸던 결과물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점점 더 인간을 많이 닮은 AI가 현실에서 우리와 공존하는 영역이 넓어질 것도 예견된 미래 중 하나입니다. 이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기술적, 윤리적 갈등도 마주하게 될 테죠. 이 가운데 관련 문제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다양한 노력 끝에 성과를 거둔 제네시스랩의 선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데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 확보하며 글로벌 AI 산업에 이름을 남기는 기업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